2026. 05. 27.

원진(怨嗔) — 충도 합도 아닌, 불편한 끌림

정면으로 부딪히지도 묶이지도 않으면서 서로를 끌어당기는 자리. 가까운 사람·환경과의 미묘한 불편함이 자주 원진에서 옵니다.

#입문 · #원진 · #궁성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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합(合)이 매몰의 자리, 충(衝)이 정면 부딪힘의 자리라면, **원진(怨嗔)**은 그 사이의 가장 미묘한 자리입니다.

서로 정면으로 마주치지도 않고, 묶이지도 않으면서, 자꾸 거슬리고 끌어당기는 자리. 한 번 말로 풀기 어려운 불편함이 자주 원진에서 옵니다.

12지지 원진 — 6쌍

지지의 원진은 충과 마찬가지로 6쌍입니다. 다만 충처럼 정반대가 아니라, 충 자리의 한 칸 옆에 자리하면서 서로를 거스르는 결입니다.

  • (자미원진) · 흐르려는 물과 늦여름의 토. 자유롭게 가고 싶은데 자꾸 옆에서 막아서는 답답함.
  • (축오원진) · 차분히 갈무리하려는 토와 한낮의 불. 정리하고 쉬고 싶은데 옆에서 자꾸 일이 끓어오르는.
  • (인유원진) · 새로 솟는 나무와 단단한 금속. 펼치려 하면 옆에서 자꾸 잘라내는 자리.
  • (묘신원진) · 부드러운 풀과 직선의 금속. 부드러운 결이 단단한 결과 자꾸 결이 안 맞는 자리.
  • (진해원진) · 봄의 토와 한겨울의 물. 막 자라려는 결을 자꾸 가라앉히는.
  • (사술원진) · 한여름의 불과 가을의 토. 활활 타려는데 옆에서 자꾸 식히는.

원진은 충처럼 큰 사건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. 오히려 일상에서 "왜 이 사람만 만나면 거슬리지", "왜 이 자리에 있으면 자꾸 답답하지" 같은 미묘한 결로 나타납니다.

자리에 따른 원진 — 본인이 가장 강하게 느끼는 자리

일지와 월지의 원진 — 본인과 직장·부모의 불편

본인의 본성(일지)이 직장·부모·사회적 자리(월지)와 자꾸 결이 안 맞는 시기.

예: 일지에 이 있고 월지에 가 있다면, 본인은 차분히 갈무리하고 정리하는 결인데 직장·환경은 자꾸 끓어오르고 빠르게 움직이는 결입니다. 그 사이에서 본인이 "왜 이 자리에 있으면 자꾸 진이 빠지지"라고 느끼는 — 그게 원진의 일상.

일지와 시지의 원진 — 본인과 자식·말년의 불편

본인의 본성(일지)이 본인이 만들어내는 결과·자식의 자리(시지)와 결이 안 맞는 시기. 본인이 노력해서 만든 결과가 본인 결과 자꾸 어긋나는 답답함.

월지와 년지의 원진 — 직장과 환경의 불편

본인보다는 본인을 둘러싼 자리들끼리 부딪히는 결. 직장과 가족·고향·바깥 환경이 자꾸 충돌하는 시기.

궁성론 — 옆에 붙어 있어야 원진이다

원진 풀이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:

원진은 인접한 자리에서 일어날 때만 본인이 느낍니다.

같은 두 글자(예: )가 사주에 있어도:

  • 일지 + 월지 · 옆에 붙어 있음 → 본인이 강하게 느낌 (위 예시처럼 직장에서의 불편)
  • 시지 + 년지 · 떨어져 있음 → 원진의 작용은 거의 없음

시지와 년지처럼 사주표의 양 끝에 떨어져 있는 두 글자에 원진 짝이 있어도, 본인이 느끼는 결의 불편함은 매우 약합니다.

원진을 풀이할 때는 항상 묻습니다 — "이 두 글자가 옆에 붙어 있는가." 떨어져 있다면 풀이에서 빼야 합니다.

이게 사주 풀이에서 자주 놓치는 자리입니다. "원진이 있다"고 들으면 본인 사주의 모든 원진 글자를 다 끌어 풀이하는데, 실제로 본인이 느끼는 원진은 옆에 붙어 있는 한 짝입니다.

인간관계에서 원진 — 본인 일지와 상대방 일지

본인 사주 안의 원진뿐 아니라, 사람과 사람 사이의 원진도 있습니다.

  • 본인 일지가 인데 친한 사람의 일지가 라면, 둘 사이에 자꾸 미묘한 어긋남이 옵니다.
  • 일을 같이 하면 결이 안 맞고, 가까이 있을수록 더 불편해지는 자리.

원진 관계가 무조건 멀리해야 할 관계는 아닙니다. 원진은 본인을 본인답게 만드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— 가장 거슬리는 결이 본인의 모서리를 다듬어주기도.

themindpath에서 원진 보는 법

에서 본인 사주를 입력하면 사주표가 펼쳐집니다. 인접한 자리(일지-월지, 일지-시지, 월지-년지)에 원진이 있다면, 본인이 일상에서 느낄 미묘한 불편함의 자리가 보입니다.

대운·세운 흐름 섹션에서는 시간이 흐르며 오는 글자가 본인 일지·월지와 원진이 되는 시기를 풀어, "이 시기엔 자꾸 거슬리는 자리가 있을 수 있다"는 결을 미리 알려드립니다.

원진은 큰 사건이 아닙니다. 일상에서 자꾸 진을 빼는 미묘한 결입니다. 그 결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본인이 본인을 덜 탓하게 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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